

장용주 - 기억의 저편 (Beyond the vestige) 2017.12.27.(수)-2018.1.2.(화)
“이번 전시에서 발표하는 신작들은 두 가지 기법으로 나뉜다. 첫째는 아크릴 표면에 전동드릴로 흠집을 내는 스크래치 기법이다. 투명한 아크릴 표면에 생긴 흠집들은 보는 각도나 빛의 각도에 따라 유동적이어서 그 형상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조명을 씌었을 때 그 뒤의 색 면 위에 그림자로서 또렷한 형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그의 아크릴패널 스크래치 그림은 빛의 힘을 입어 제 모습을 드러내는 그림자 그림이다. (...) 고전과 동시대의 감성을 매개하는 장용주의 예술은 고전연구를 통하여 새로운 언어를 개발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김준기(미술평론가)
“그것은 하나의 벽이다. 때로는 古代(고대)의 벽이기도 하고 유년 시절에 보았던 닳고 닳은 방안의 벽일 수도 있다. 그 벽은 퇴적된 시간을 건너 우리에게 온다. 동시에 아련한 추억을 동반하고 온다. 그녀의 그림들이 우리의 망막을 지나 최종적으로 가 닿는 곳은 희미한 기억의 벽이다. 그래서 장용주의 그림들은 아련한 유년의 기억처럼 우리의 마음속에서 다시 재생된다. (...) 대부분의 젊은 화가들이 서구미술의 갖가지 정보를 입수하여 여러 가지로 변형시키고 있을 때, 그는 우리의 과거로 돌아가서 미적 원천을 찾아내고 있었다. 그의 그림에서 드러나는 것은 전통적 소재이지만, 그가 겨루고 있는 것은 우리의 감성과 의식의 밑바닥에 흐르는 미감이다. 그에게 있어서 과거란 우리 정서의 원천이었으며, 우리의 미적 감성을 자국하는 공명판이었다. 그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바로 우리의 전통적 정서에 깔려있는 미감을 찾아내는 행위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리하여 그가 찾아낸 것은 바로 한국 그림이 가져야 할 자기정체성(아이덴티티)의 한 모습이다.”
서정걸(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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