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 사진전 <오로라 보레알리스 (Aurora Borealis)>
풍경사진에 내재하는 빛의 시원
30여 년 간 지구 구석구석의 오지를 찾아다니며 사라져가는 소수민족의 문화를 다큐멘터리 관점으로 기록해온 박종우는 이번 전시에서 관심을 돌려 북극 지방의 밤하늘에 나타난 오로라를 촬영한 풍경사진을 선보인다.
사진과 영상 작업을 병행하는 박종우는 2012년 가을부터 캐나다, 러시아 야말 공화국, 노르웨이, 아이슬랜드 등지를 여러 차례 방문하면서 비디오와 스틸 사진으로 아름다운 빛의 향연인 '오로라 보레알리스'를 촬영했다. ‘북극광’이라는 뜻의 오로라 보레알리스는 북위 60도에서 75도 사이 지역에서 가끔씩 밤하늘에 빛이 나타나 너울거리는 현상이다. 대칭적으로 남극 지방에 나타나는 같은 현상은 '오로라 오스트랄리스'로 불린다.
‘사진가는 본능적으로 빛을 좇게 되는데, 지구상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궁극적인 빛의 움직임이 바로 오로라’라고 말하는 박종우는 1998년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방문했던 러시아 추코트카 반도의 에스키모 마을에서 희미한 오로라를 처음 만난 후, 이 기이한 천문 현상에 매료되었다. 눈에는 보이면서도 카메라의 기술적 한계로 인해 사진으론 담아낼 수 없던 오로라를 제대로 포착하기까지는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2013년은 11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태양 활동의 극대기이다. 올해는 태양의 흑점이 수시로 폭발하고 우주로 퍼져나간 태양의 에너지가 지구에까지 영향을 미쳐 자기폭풍을 일으키면서 북극과 남극에 자주 오로라를 발생시키고 있다.
‘오로라 사진은 풍경사진이지만 그 안에는 빛의 원형이 들어 있다. 그 환상의 빛을 찾아다니는 것은 마치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라고 작가는 말한다.
‘오로라 활동의 극대기와 눈부시게 진화한 디지털 카메라의 기술이 서로 만나면서 어두운 밤하늘에 갑자기 나타나 빠르게 움직이는 오로라를 사진으로 담아내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작가는 앞으로도 계속 오로라를 찾아 북극과 남극을 탐색할 예정이다.